photo essay ㅡ생각을 찍다.(73)
-
추억을 소환해주는 나만의 아카시아꽃 길
아카시아 꽃내음이 그윽해지면 어김없이 찾는 나만의 비밀의 시골길. 올해도 잠깐 시간을 내어서 걸어본다. 그 독특한 시골길 풍경은 올해도 온전한 모습으로 나의 추억을 소환해 주었다. 사실 매년 찾으면서도 내심 노심초사 하면서 찾는다. 주변이 모두 개발 되면서 마치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낮은 산을 끼고 있는 길이라서 그렇다. 아니나다를까 이날도 덤프트럭이 연신 드나들고 있었다. 알아보니 자투리땅에 수목 식재를 하고 있었다. 공원화를 한다고 아스팔트 포장을 하지는 않을련지 걱정아닌 걱정을 해 본다. 좀 불편해도 한 곳 쯤은 그냥 놔둬도 괜찮을텐데 말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는게 다수의 의견이 우선이니 소박한 나의 생각은 발붙일 곳이 없으리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질척거리는 길을 좋아할리 없을테니까.... ..
2021.05.18 -
씀바귀의 다른 이름 싸랑부리
요즘 시내에서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는 꽃이 있다. 제법 예쁘지만 별로 관심 받지 못하는 꽃. 씀바귀 꽃이다. 들국화 같기도 하고 개미취 같기도 한 꽃. 어렸을땐 나물로도 유명했었는데 요즘은 거의 먹지 않는듯 하다. 특유의 쓴맛 때문이겠지만 의외로 그 쓴맛이 약초에 가까운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 씀바귀의 다른 이름은 '싸랑부리'다. 남부지방 사투리인데 나 어렸을땐 나물보다도 오히려 토끼밥으로 많이 채취했었다. 잎을 자르면 하얀 진액이 나올 정도로 쓴 풀이다. 그 쓴 풀을 토끼는 잘도 먹었다. 그래서 우리들이 지어낸 말이 있다. 쌀밥이 귀했던 그시절 '싸랑부리는 토끼에게는 쌀밥'이라고. 그때는 논두렁 밭두렁에 지천에 자라고 있어도 생명력이 그리 강한줄은 몰랐었다. 지금 눈여겨보니 생명력이 대단한 녀석이다..
2021.05.16 -
추억을 소환하는 무논의 잔물결
모내기를 하기위해서 물을 가득 채워놓은 논을 보통 무논이라고 한다. 물논이란 뜻이 아닐까 싶은 표현이다. 그 무논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풍경중에 하나다. 그것은 아마도 어렸을때 고향의 우리집 논이 천수답이어서 항상 물걱정으로 한평생을 사신 아버님 생각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모내기전 방죽밑 논들에 찰랑찰랑 물이 채워진 논을 볼때마다 어린 내 눈에도 부러웠었다. 그 기억이 지금은 좋아하는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이맘때쯤에서 부터 가을 추수가 끝날때까지 소낙비만 와도 아버님은 천둥번개를 상관하지않고 논으로 뛰어나가셨다. 비옷이나 우산이 변변치 않던 시절. 뗏잎이라는 지금의 억새잎으로 엮은 우장을 둘러쓰고 천둥번개 치는 들판으로 나가시는 아버님 모습이 선하다.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아버님의 나이도 훌쩍..
2021.05.01 -
황혼 ㅡ봄날의 아름다운 석양
황혼(黃昏)은 해질무렵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을 말한다. 인생의 노후년을 역시 황혼이라 말한다. 그래서 젊은 시절에는 황혼이라는 말도 황혼 무렵의 아름다운 저녁놀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황혼의 의미를 되새긴다. 아름답게 지는 해. 아름답게 늙어가기를 꿈꾸는 나. 안산의 호수공원은 일몰 명소다. 그래서 가끔 그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감상하는 행운을 얻곤 한다. 제 아무리 일몰 명소라고 해도 매일 아름답지는 않다. 아름다운 황혼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한다. 날씨, 대기질, 구름의 정도, 습도 등등... 우리네 인간도 아름답게 늙어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다. 그 여러가지 조건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조건은 살아 온 과거다. 과거는 미래의 지..
2021.04.19 -
벚꽃 엔딩 ㅡ벚꽃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온 나라를 들뜨게 했던 벚꽃이 이제 끝이 났다. 예년 같으면 1달쯤 이어지던 벚꽃이 올해는 불과 보름만에 끝났다. 이상 고온현상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좋아 하는 꽃은 아니지만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워낙 많은 벚나무들을 심어 놓아서 전체적인 풍광은 다른 꽃들을 압도 하고도 남는다. 왜 궂이 벚꽃일까? 예전엔 일본 꽃 사꾸라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싫어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일제시대의 만행이 희석되면서 오히려 거의 모든 국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열광하면서 일본 국화라는 사실을 희석시키는 논리도 다양하다. 벚나무가 우리나라 제주도등 전국 산야에 자생하는 나무라서 괜찮다는 논리. 그냥 꽃으로만 보면 된다는 논리. 일본 국화면 어떻냐는 논리...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왜 벚꽃이 우리나라 전역을 휩..
2021.04.15 -
연둣빛 봄을 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연두빛... 지금부터 한 달 동안은 연두빛이 가장 아름답고 위대하게 보이는 시간이다. ㅡ2021.03.18.수암봉 ㅡ
202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