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ㅡ생각을 찍다.(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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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퀴나무와 아버지
갈퀴나무ㅡ 정확히 말하면 소나무 낙엽을 갈퀴로 긁어서 모은 뗄감을 이르는 말이다. 사전에는 갈퀴로 긁어모은 검불,낙엽,솔가리등의 땔나무라고 되어있지만 어렸을때 고향에서 일컫던 갈퀴나무는 솔가리땔감으로 통했다. 그시절 농사일,가사일에 등골이 빠지셨던 어머님을 도와드리는 유일한 효도가 아궁이에 불 때는것 도와드리는 것이었다. 그때 갈퀴나무는 내 기억에 의하면 땔감 중에는 단연 최고였던것 같다. 송진성분이 있어서 천천히 오래 타기때문에 불똥만 살짝살짝 털어주면 되어서 불 때기에 편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타면서 나는 향기가 일품었다. 진한 솔향기와 연기냄새가 적당히 어우러진 그 냄새는 이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추억의 향기가 되었다. 뿐만아니라 타고난 재의 열기도 오래가서 할머니 화롯불로 쓰기에도 좋았고 고구마..
2020.12.03 -
자전거 타기를 시작하다.
늦은 나이에 자전거 타기에 도전 했다.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빠른 거라는 말도 있지만 결정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가장 첫번째 난관은 자전거에 대해서 문외한이라 어떤 자전거를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였다. 인터넷으로만 정보를 얻으려니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아내의 제안으로 자전거 거리가 있다는 천호동으로 갔다. 그런데 거기에는 실은 자전거보다 자전거 주변용품, 옷등이 많은 거리였다. 거기에다 코로나 때문에 야외운동을 선호하다보니 자전거 수요가 많아져서 자전거 품귀현상으로 자전거 재고가 없단다. 그래서 다시 수원의 대형 자전거 판매점에 갔더니 거기도 우리가 원하는 자전거가 없단다. 필요하면 주문 해놓고 기다리라고 해서 다시 우리동네로 돌아왔다. 그러다 문..
2020.09.11 -
긴 장마 ㅡ
마른장마,이른장마,가을장마,개똥장마,긴장마,짧은 장마... 장마의 종류도 참 많다. 그중에 올해는 긴 장마란다. 덕분에 지금 동아시아는 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상황이 심상치 않는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큰 댐인 중국의 싼샤댐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사망자가 100여명에 가깝게 발생하고 천문학적인 수해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그중에 복 받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전혀 피해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것 같다. 장마철만 되면 뭐니뭐니해도 가장 난감한 사람들이 기상청 사람들이다. 수시로 내리는 비를 정확히 맞힌다는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수억원짜리 슈퍼 컴퓨터를 들여오기도 하고, 외국 전문가를 스카우트 해 ..
2020.07.29 -
개망초 꽃
나라를 망하게 한 꽃이라는 뜻을 가진 망초꽃은 계란과 비슷하다고 해서 계란꽃이라고도 한단다. 내 생각에는 계란 후라이꽃이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망초보다 조금 더 이쁘고 큰 꽃이 개망초다. 망초가 나라를 망하게 하는 꽃이라는 뜻의 이름을 갖게 된데는 다음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맨 처음 건설된 철로변에 흰 꽃이 핀것을 보고 사람들은 일본놈들이 조선을 망하게 하려고 이 꽃의 씨를 뿌렸다하여 망국초로 부르다가 망초로 바뀌었다. 아마도 미국에서 들여온 철도침목과 함께 묻어들어온 것으로 생각되는 망초 꽃은 이후 더 예쁜 꽃이 나타나자 망초보다 더 나쁜 꽃이라는 뜻의 개망초라 불렀다.' 망초와 개망초는 우리같은 일반인은 쉽게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번식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2020.07.21 -
산과 들의 무법자 칡넝쿨
요즘 시골 길가는 온통 칡넝쿨 세상이다. 길가의 가로수나 전봇대는 물론 가드레일이나 표지판까지 덮어버리기 일쑤다. 뿐만아니라 산에서도 무지막지한 칡넝쿨은 나무들을 휘어 감고,뒤덥어서 질식사 시키고 있다. 옛날 이방원의 '하여가'에서는 "이런들 어떠하리,저런들 어떠하리,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우리도 이같이 얽혀 백년까지 누려보세"라고 노래하며 얽혀서 살자고 했지만 저렇게 얽혀서는 칡나무 혼자만 사는 거였다. 사실 6,70년대까지만 해도 칡은 구휼식품 역활을 했다. 칡넝쿨은 생활용품 만드는데 노끈처럼 쓰였으며 칡뿌리는 그냥 씹어먹기도 하고 녹말을 만들어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었다. 그래서 전에는 자연적으로 개체수 조정이 되었는데 지금은 아닌것 같다. 지금은 칡넝쿨은 쓸 이유마저 없어졌고, 그나..
2020.07.17 -
관곡지 연꽃 풍경
연꽃은 나에게는 추억의 꽃이다. 지금처럼 연꽃이 흔하지 않던 시절, 고향마을엔 연방죽이 있었다. 엄청나게 큰 저수지였는데 연이 번식하여 온 저수지를 점령해버렸다. 그래서 연꽃이 있는 저수지 마을이란뜻의 화지리(花池里)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물이 귀하던 시절이라서 저수지 물을 너무 많이 먹는다고 연 제거작전을 하기도 했다. 제거작업이 실패로 끝난 연은 어렸을적 우리들에게는 잊을수 없는 추억을 안겨주었다. 연잎은 우산이 귀했던 그시절 우산을 대신해 주었고, 연꽃은 여름철 유일한 꽃구경거리였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간식거리가 전무했던 우리 어린아이들에게 요긴했던것은 연씨와 연뿌리였다. 이제 막 영글은 연씨는 삶아먹기도 하고 생으로 먹을 수 있어서 전천후 주전부리였다. 연뿌리도 물속에서 캐내기는 조금 번거롭기는..
2020.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