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등산코스 )하늘 좋은 날 생담씨의 관악산 산행기

2021. 5. 4. 16:46오르다/100대명산

생담씨가 느긎한 봄 산행을 나섭니다.

서울대 정문에서 출발하는 관악산 정상 산행.

주차를 하고 편의점에서 김밥 두줄을 사들고 서울대 정문에 들어서자

멀리 가야할 정상부가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인사를 합니다.

 

 

 

서울대 캠퍼스는 관악산 북서쪽 경사면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캠퍼스 구간도 거의 등산 수준의 경사도를 올라야 합니다.

정문에서 15분쯤 오르다보면 본격적인 등산로 입구가 나오고

생담씨는 신발끈을 고쳐매고 산길로 들어섭니다.

 

 

 

산길.

이제 연푸름에서 짙푸름으로 색을 덧칠하고 있는 숲그늘이 더없이 싱그럽고

평소엔 물이 없던 계곡이 어제 내린 비 덕분에 크고작은 폭포를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생담씨는 그 작은 이름없는 폭포들을 사진으로 담아냅니다.

생각보다 잘 담겨진 사진에 만족하고 다시 가던길을 갑니다.

 

 

 

숲길 계곡길을 20여분 오르자 누군가의 간절한 희망탑 군락지가 나옵니다.

사실 생담씨는 이런 이름없는 보잘것 없는 탑군을 좋아합니다.

말 그대로 중생들의 소박한 소망이 쌓인 탑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돌탑에서 다시 20분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나오는 제1깔딱고개입니다.

서울대에서 관악산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깔딱고개 두개를 올라야 합니다.

오르다보면 숨이 깔딱거린다고해서 붙여진 이름 깔딱고개.

그래도 첫번째 깔딱고개를 오르면 잠시 평지를 걸으며 숨을 고를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100여m의 숨고르는 구간이 끝나면 이번에는 최고의 난코스인 두번째 깔딱고개가 시작됩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계단이 없어서 거의 마의 구간이었는데

어느새 데크계단이 설치되어서 그래도 오르기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중간쯤에 첫번째 조망점이 있어서 잠시 숨을 돌려봅니다.

 

 

 

 

 

 

 

말 그대로 생담씨의 숨이 깔딱거릴 즈음

푸른 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하늘이 보입니다.

깔딱고개 정상.

아이스크림 장수가 기진맥진한 산객들을 유혹합니다.

생담씨는 지나가는 산객들의 대화에 잠시 미소를 짓습니다.

"2000원이야?"

"바보야! 그럼 너는 천원에 팔겠냐?"

 

 

 

완벽한 사회적 거리두기.

비슷한 또래의 남과 여.

청과 홍.

마치 연출이라도 한것 같습니다.

덕분에 생담씨가 생각을 찍습니다.

 

 

 

생담씨는 요즘 주말이나 휴일 산행을 하지 않습니다.

너무 산행객이 많아서 또다른 스트레스를 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오늘 모처럼 휴일 산행을 나섰는데 역시나 입니다.

오늘은 특히 젊은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가던 길을 갑니다.

 

 

 

이제 말바위능선을 향해 갑니다.

발바위 능선은 관악산의 대표적 스릴 넘치는 암봉능선입니다.

뿐만아니라 사방의 조망도 일품입니다.

 

 

 

생담씨는 그 그림같은 풍경을 앞에 두고 아름다운 점심을 먹습니다.

기상관측소의 시설이 조금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정상과 연주대 위로 두둥실 떠가는 파아란 하늘의 흰구름 풍경이

영락없는 봄날의 수채화 같습니다.

 

 

 

김밥으로 대신한 점심을 먹고 다시 스릴넘치는 말바위 능선을 넘습니다.

 

 

 

 

사실 말바위 능선은 스릴이 있지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젊은 학생들이 무섭다고 우회한다고 하자 생담씨가

"그래도 위험하지는 않아요"

"말바위능선은 관악산을 대표하는 능선이니까 한번 넘어가보세요."라며

넘어가볼 것을 권한다.

그 말을 듣고 젊은이들이 용기를 내어 말바위 능선을 넘습니다.

그런데 앞서가던 그 젊은이들.

"엄청 위험한데 안 위험하데... 씨 ㅡ"

 

 

 

시계가 좋아서 멀리 롯데빌딩도 보이고 청계산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특이한 바위 하나가 일부러 얻어놓은것 처럼 올라가 있습니다.

생담씨는 경주 남산의 얼굴없는 신라 불상을 떠올립니다.

 

 

 

 

 

 

 

드디어 연주대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불꽃바위 위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연주대는

관악산 제일의 풍경을 자랑합니다.

 

 

 

 

신라시대인 677년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의상대라 부르다가

조선 초기 고려의 충신들이 개경을 바라보며

두문동에서 순국한 72인의 충신과 망국 고려를 연모하며 보냈다 하여

연주대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다른 일화에 의하면

태종의 셋째 충녕대군을 태자로 책봉하려 하자

이를 눈치챈 양녕과 효령대군이 이곳에 올라 입산수도 하면서

왕좌에 대한 미련을 달래었다고도 합니다.

 

 

 

기상관측소 옆 불꽃바위입니다.

 

 

 

관악산 정상(629m).

이제 생담씨는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정상에 섭니다.

독특한 정상석을 배경 삼아 인증샷을 담기위해 산객들이 줄을 섰습니다.

생담씨는 수없이 오른 산이기에 그냥 정상석만 담고 암봉 최정상으로 오릅니다.

 

 

 

생담씨가 가야할 사당능선입니다.

 

 

 

사실 관악산 정상부는 항상 좀 어수선합니다.

군시설때문이기도 하지만 비탈진 바위 때문입니다.

물론 옛날 잡상인들이 음식을 팔때에 비하면 엄청 깨끗해지긴 했지만...

 

 

 

생담씨는 하산은 올라온 말바위능선의 반대방향인 사당능선으로 합니다.

정상에서 사당능선 방향으로 내려가는 코스는

현재 관악산 정상 등산로중 가장 아찔한 구간이기도 합니다.

 

 

 

 

 

 

 

옛날 사용하던 등산 로프입니다.

요즘은 계단을 설치해서 안전하게 오를수 있지만

옛날엔 정말 암벽 타기 수준의 로프를 타야 했습니다.

생담씨도 15년쯤 전에 저 로프를 타고 올랐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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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온 계단을 되돌아 봅니다.

생담씨는 역시 계단이 없을때 저 암벽을 올랐던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비행기가 관악산을 넘습니다.

관악산은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황으로 가는 비행기가 대부분 지나가는 길입니다.

생담씨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연신 지나가는 비행기를 부럽게 쳐다봅니다.

그래도 일년에 한번쯤은 탔던 비행기.

 

 

 

바위에 뿌리내리고 살아내는 나무 한그루가 생담씨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생담씨는 위대한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고 다시 가던 길을 갑니다.

 

 

 

이제 생담씨는 관악문을 통과합니다.

사실 관악문은 오르는 길에 넘어야 제멋인데...

아무튼 산정에서 이런 바위문을 통과 한다는것은 특별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뭐 동화에 나오는 바위문,

전설에 나오는 바위문 같은 느낌으로 관악문을 통과합니다.

 

 

 

관악문을 지나면서 이제 거친 암릉길은 대충 끝이 납니다.

지금부터는 비교적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이어집니다.

 

 

 

관악산 중턱쯤에는 산철쭉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생담씨는 길가에 간간이 피어있는 연분홍의 산철쭉에 눈을 맞춥니다.

 

 

 

뒤돌아 본 정상부와 생담씨가 자주 이용하는 자운암 능선입니다.

 

 

 

그리고 가야할 사당능선입니다.

 

 

 

제법 길어진 봄 해가 빠르게 기울고 있습니다.

아직도 생담씨가 가야 할 거리는 3km.

덩달아서 생담씨의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산철쭉과 병꽃.

 

그런데도 이제서야 올라가는 젊은 남녀가 있습니다.

두사람의 닭살 돋는 대화가 일품입니다.

"오빠 노래 불러줘~"

그러자 실제로 또 노래를 불러줍니다.

무슨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모처럼 흙길이 이어지다가 불쑥 거대한 바위 무리가 나타납니다.

일명 마당바위군입니다.

 

 

 

역시 관악산은 어느 방향이든 바위의 전시장입니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는 산이기도 합니다.

 

 

 

영락없는 똥바위입니다.

 

 

 

 

 

 

 

하마바위입니다.

생담씨는 하마바위를 끝으로

카메라를 집어 넣고 빠른 발길로 하산합니다.

 

 

 

하산이 끝나갈 무렵

해도 넘어갈 준비를 합니다.

생담씨가 낙성대공원에 도착했을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저녁7시.

모처럼 여유있는 산행을 마친 생담씨가 흐뭇해 합니다.

 

 

*산행코스: 서울대 정문 ㅡ깔딱고개 ㅡ정상(연주대) ㅡ바당바위 ㅡ육각정 ㅡ낙성대공원(아주 천천히 4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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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2021.05.02.관악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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