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제11화-톨레도, 그림같은 도시.

2022. 3. 18. 09:58세상은 넓다/남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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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스페인의 옛 도시들이 그렇지만 특히 그림 같은 도시가 있다.

톨레도다.

살라망카 관광을 마치고 이제 그 톨레도로 이동한다.

 

 

 

톨레도로 가는 길

푸른 밀밭과 붉은 지붕의 시골마을이 평화스러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의 역사는 사실 이 평화로운 풍경처럼 평화롭지만은 않았다.

 

 

 

말 그대로 전쟁의 역사였다.

옛날 삼국시대로 대변되는 우리나라의 전쟁은 단순히 지배 권력만 바뀌는 전쟁이었다면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의 전쟁은 종교세력이 바뀌는 전쟁이었다.

그래서 전쟁의 후유증은 심각했다.

 

 

 

 

거기에 더해서 민족간의 전쟁이기도 했다.

때문에 일반 백성들에게는 전쟁이 끝나도 끝난게 아니었다.

 

 

 

사실 우리나라 삼국시대에는

자고나면 백제 국민었다가 또 자고나면 신라 국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일반 백성들에게는 영향이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종교 세력이 바뀌고 지배 민족이 바뀌는 유럽이나 스페인의 전쟁은 참혹했다.

패배한 종교는 말살되고 신자들은 숨어 살아야 했고

패배한 민족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거나 굴욕을 당해야 했다.

 

 

 

그러나 오늘 차창밖 풍경은 언제 그런 참혹한 전쟁의 역사가 있었을까 싶을정도로 평화롭다.

 

 

 

 

지금 가고 있는 톨레도는 그 전쟁 역사의 축소판 같은 도시다.

그래서 그리스도교·아랍·유대 문화가 하나로 융합된 도시라고 알려질 정도다. 

 

 

 

역사를 보면 왜 융합도시라고까지 부르게 되었는지 극명하게 나타난다.

다음은 [엔조이 유럽]에서 간결하게 압축해 놓은 톨레도의 역사다.

'기원전 2세기 로마의 식민 도시를 거쳐,

8세기 서고트 왕국의 수도가 되었고,

그 후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으면서 톨레도는 가톨릭, 유대교, 이슬람교 등

세 가지 종교의 유적지가 공존하는 특별한 도시가 되었다.' 

 

 

 

톨레도는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67㎞ 떨어진 지점에 있다.

인구는 8만5천명 정도가 살고 있다.

그렇지만 한때 스페인의 수도 이기도 했다.

현재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달리는 차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게 신기할 뿐이다.

 

 

 

 

그렇게 평화로운 시골풍경 속을 달려 톨레도에 도착했다.

톨레도는 언덕위에 형성된 성곽형 도시이기때문에 골목들이 주로 오르막으로 되어있다.

 

 

 

유대인의 집 표시.

톨레도도 카톨릭 세력이 들어오기전에는 유대교와 이슬람의 사회였다.

그래서 아직도 이슬람과 유대 문화가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산토 토메성당 주변 골목길.

톨레도에서 첫 일정인 산토 토메 성당을 가기위해서

아랫쪽에 주차를 하고 골목길로 걸어서 올라간다.

올라가는 동안 가파른 오르막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산토 토메 성당은 아주 작은 규모의 성당이다.

그런데도 유명세를 탄 이유는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이라는 그림 한 점 때문이라고 한다.

 

 

 

엔조이 유럽에서 가져옴

그 그림과 성당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담아오지는 못했지만

많은 이야기가 내포 되어있는 명화라고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백작이 사후 재산을 성당에 헌남 한다고 유언을 남겼는데

욕심 많은 후손들이 거부를 하고,

그러자 성당 측에서 소송으로 재산을 헌납 받았다고...

그 과정에서 엘 그레코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

그림을 보고 후손들이 유언을 받들어 자진 납부하면 그림 값을 지불하겠다는 조건이다.

그러나 막상 그림이 완성되자 성당측에서는 그림 값을 주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생각해낸 묘책이 전문가에게 그림 감정을 받아서 지불하자는 것.

그림의 가치를 폄하하여 그림 값을 깎을 계획이었는데 감정가가 워낙 높이 나와서

다시 원래 지불하기로 한 대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결국 그만큼 걸작이란 이야기다.

 

 

 

워낙 좁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성당 느낌 보다는 평범한 주택가 느낌이다.

 

 

 

성당의 창문이다.

그동안에 봐 왔던 으리으리한 성당과는 거리가 크다.

그런데도 관광명소가 된 것을 보면 예술품 한 점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산토 토메성당에서 골목길은 톨레도 대성당으로 이어져 있었다.

성당과 그림에 관심이 덜 한 나에게는 오히려 이런 중세의 골목길 걷는게 더 좋았다.

 

 

 

좁은 골목 사이로 톨레도대성당의 첨탑이 보인다.

스페인 골목 투어에서 가장 멋진 장면중에 한 장면이다.

 

 

 

아무튼 걷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강의 듣듯이 미주알고주알 설명 듣는것 보다

그냥 무념무상으로 이렇게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참 좋다.

 

 

 

그렇게 골목길을 걸어서 톨레도 대성당에 당도했다.

 

 

 

톨레도 대성당은

1225년 이슬람 세력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페르난도 3세의 명에 따라 건설되었다.

여기도 원래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지었다고 한다.

고딕 양식으로 1493년 완성되었다.

무려 270년이 걸렸다는 얘기가 된다.

참으로 대단한 인내와 끈기다.

예나 지금이나 빨리빨리가 몸에 밴 우리에게는 정말 언감생심이다.

 현재는 스페인 가톨릭의 총본산이라고 한다.

 

 

 

 

성당 내부는 스페인의 여느 성당과 마찮가지로 웅장하고 화려했다.

 

 

 

 

16세기 초 엔리케 아르페가 만든 성체 현시대(Custodia).

5,000개의 금 · 은 · 보석으로 만들어져 무게가 무려 180kg, 높이가 3m나 된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순수를 지향해야 할 종교가 지상 최대의 사치를 하는 셈이다.

 

 

 

흐뭇한 미소의 인자한 성모상이 인상적이다.

 

 

 

화려한 내부.

사실 성당의 외부와 내부의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들을 보면서

신자가 아닌 나의 머릿속은 꼭 저리 해야만 하는가?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저런 모습의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어차피 수많은 사람들의 착취와 고통이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호두나무에 새긴 그림이다.

그라나다가 함락되는 전쟁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파이프 오르간.

 

 

 

미사를 드리는 중앙 제대.

예수의 큰 사건들을 표현한 중앙 제대는 역시 섬세하고 화려하다.

아니 경이롭기까지 하다.

 

 

 

나르시스 토메가 만든 엘 에스파란테.

외부에서 들어 오는 빛에 따라 조각의 분위기가 달라지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엘 에스파란테 윗쪽으로는

빛이 들어올수 있도록 화려한 채광창을 만들어 놓았다.

 

 

 

화려하고 유려한 성당 내부.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도 이렇게 아름답고 정교하게 짓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이제 너무 많이 봐서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식상해진 성당 관람을 마치고

다시 시가지로 나왔다.

 

 

 

잠깐 골목투어를 하고 이제 꼬마열차를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 예정이다.

 

 

 

톨레도 시내 전경.

꼬마열차를 타고 전망대에 도착해서 담은 사진이다.

역시 여행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중 하나다.

 

 

 

소설 돈키호테가 생각나는 풍경이다.

돈키호테는 첫 번째 모험에서 객줏집 주인에게서 기사 임명을 받는다.

그리고 이 곳 톨레도 상인들에게 기사로서 허세를 부리다가  두들겨 맞아

만신창이가 되어서 결국 집으로 돌아가면서 첫 출정이 무산된다.

 

 

 

역시 아이들은 예쁘다.

나라와 인종에 관계 없이..

 

 

 

아름다운 중세도시 톨레도 여행도 끝이 났다.

스페인의 문화는 성당과 광장의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것 같다.

도시마다 크고 작은 광장과 성당이 있어서

여행 후반에 들어선 지금은 엄청난 성당을 봐도,

또 엄청난 광장을 봐도 좀 무덤덤 해졌다.

 

 

ㅡ다음은 마드리드 편으로 이어집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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